수능 영어 시험의 구조와, 고등학교와 중학교, 그리고 초등학교 시기의 영어 1등급을 위한 학습 전략에 대해 말씀드리겠습니다.
제가 두 아이를 키우고 있고, 약 8년만 있으면 그 아이들이 수능 시험을 보기 때문에 결국엔 수능 시험에서 어떻게 하면 우리 아이들이 영어를 1등급을 맞을 수 있을까라는 생각에서 시작했습니다.
여기에는 평소에 제가 가지고 있는 생각과 제 경험담(저는 수능 1등급이고, 영어는 1문제 틀렸고, 서울대학교 졸업) 및 공부 잘하는 사람들의 간접 경험을 종합해서 말씀드립니다.
1. 수능 영어시험의 구조 : 절대 평가, 90점 이상 1등급, 45문항
- 현재 수능은 절대 평가입니다. 100점 만점 기준 90점 이상만 맞으면 1등급입니다. 총 문항은 45개이고, 듣기가 17개이고 독해가 28개입니다. 문항당 점수는 대부분 2점이고, 약 10개 정도가 3점입니다. 계산해보면 35문항 ×2점 + 10문항×3점 = 100점입니다.
- 90점 이상을 맞으려면 결국 4문제 이상 틀리면 안된다는 결론이 나옵니다. 2점과 3점 문항 비율로 볼 때, 2점짜리 3개와 3점짜리 1개 정도입니다. 사실, 4문제라는 말은 거의 모든 세부 영역에서 거의 다 맞힐 수 있는 수준으로 공부해야 한다는 말과 같습니다. 수능 날 실수로 한 두 문제 틀릴 수 있고, 진짜 어려워서 모를 수 있는 게 한 두 문제라고 가정해보면 더욱 그렇습니다. 말이 쉽지 70분 내에 45 문제를 타임어택 형식으로 시간에 쫓기면서 하기란 정말 힘듭니다. 이미 앞서서 국어와 수학 등을 풀었으니 더욱 그렇고요.
그럼 역으로 접근해 보겠습니다. 최종 목표인 '수능 영어 문제'에서 시작해서 고등학교, 중학교, 초등학교 순으로 어떻게 공부해야 할 지를 귀납적으로 분석해 보겠습니다.
2. 고등학교 시기의 영어 학습 전략 : 유형별 문제풀이 접근전략 + 실전처럼 시간재기
- 고등학교 3년 동안은 수능 영어 각각의 문제 유형별로 나눠서 공부해야 합니다. 주제문 찾기, 빈칸 채워넣기, 순서 찾기, 문법, 사실과 다른 것 찾기 등 다양한 유형이 있습니다. 각각 유형별 문제푸는 방법이 다릅니다. 나이브하게 지문부터 다 읽고 이해한 다음 문제푸는 것은 대부분의 학생들이 시간 내에 풀기가 불가능합니다. 솔직히 그렇게 풀라고 만든 시험도 아닙니다.
- 일단 뭘 물어보는 지 알아야지 (질문을 먼저 읽고) 거기에 맞게 지문을 읽는 겁니다. 지문을 완벽하게 이해해야지라고 생각하며 정독하는 것은 바보 같은 짓입니다. 그건 시험 다 끝나고 복습할 때 해야죠. 사실 이러한 것은 일종의 스킬이기 때문에 고등학교 3년 동안 문제를 많이 풀어보면 습득됩니다. 스킬은 인강이나 유튜브, 학원 등에서 잘 가르쳐줍니다. 거기서 배우면 됩니다.
- 그럼 고등학교 3년 동안 해야 할 일은 명확해졌습니다. 수십 가지의 수능영어 각 유형별 접근전략을 철저히 세우고, 그에 맞춰 실전처럼 시간 재가면서 풀어보는 것. 이걸 3년 내내 반복해서 내가 생각 안 해도 딱 보면 기계적으로 풀 수 있도록 체득하는 것입니다. 물론 혼자서 하기 힘들면 학원을 보조적으로 활용하면 됩니다.
3. 중학교 시기의 영어 학습 전략 : 영어단어 외우기 + 다양한 주제의 글 읽기
- 다음은, 중학교 3년 동안은 어떻게 공부해야 할까 입니다. 요즘 워낙 빨라져서 중3 때까지 영어를 마스터해야 고등학교 때 수학에 올인할 수 있다고 하는데, 제 생각은 다릅니다. 수학은 단계적으로 빌드업 해야 하는 가장 대표적인 과목입니다. 그래서 초중고 꾸준하게 지속적으로 해야 합니다. 수학에 대한 것은 추후 따로 얘기하겠습니다.
- 아무튼 중학교 3년 동안은 고딩 때 처럼 수능 영어를 분석해서 전략 세우고 스킬을 짜는 것을 하기보다는 어휘를 많이 암기하고 다양한 분야의 영어로 된 글을 읽고 이해해서 상식을 높이는 기간입니다. 어찌보면 우리가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영어 다운 영어를 배워야 하는 기간인 것이죠.
- 온라인 일타 강사 중에 유명한 대성 마이맥의 이명학 선생이 그러더라구요. 영어의 70프로는 단어암기라구요. 일단 단어 많이 알면 소위 장땡입니다. 100프로 아니어도 문장이 어느 정도 해석도 되고, 무슨 얘기하는지 대략적으로 파악이 됩니다. 문법 잘 몰라도요. 그러니, 단어 암기는 정말이지 너무나 중요합니다. 이 시기에 집중적으로 익히고 암기 해야 하죠.
- 다음으로 과학, 사회, 문화, 예술, 역사 등 다양한 분야의 영어로 된 글을 읽어야 합니다. 수능문제가 어떻게 나오나요? 교수님들이 영어 논문이나 과학 잡지 등에서 발췌해서 분야별로 다양하게 재구성해서 내죠? 따라서, 상식이 많아야 영어 문제도 잘 풉니다. 제 아이는 지금 Subject Link L5부터 L7까지 하고 있는데, 이 교재가 개인적으로 참 구성도 좋고 유용합니다. 저는 그냥 문제만 풀게 하지 않고, 거기에 나오는 다양한 2쪽 분량의 지문을 다 일일이 꼼꼼하게 해석해서 한글로 쓰게 합니다. 따라서 시간이 오래 걸리죠. 그래도 이 방법이 무엇보다 확실히 지문을 이해하는데 좋습니다. 이렇게 하면 아이도 말합니다. 모르는 새로운 사실을 알게 되었다고, 그리고 문제가 하나도 안 어렵게 풀리더라고요.
- 그럼 중학교 3학년 동안 해야 할 일이 명확해졌습니다. 하루 10개 같은 구체적인 영어단어 외우기 목표 세우고 실천하기. 그리고 다양한 분야의 영어로 된 글 읽기입니다. Vocabulary 책을 활용해도 좋지만, 제 개인적으로는 지금 현재 풀고 있는 영어문제집이나 영어책에서 모르는 단어를 직접 찾아보게 하고 그걸 단어장에 적어서 외우게 하는 게 훨씬 좋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야 단어암기에 동기부여가 됩니다. 그냥 맥락도 없이 단어책에서 순서대로 10개씩 외우라고 하면 저도 지겹습니다. 아이도 마찬가지입니다. 오히려 모르는 단어 찾아보면서, 적으면서 이해하고 암기하면 일석삼조같은 효과가 있습니다.
4. 초등학교 시기의 영어 학습 전략 : 알파벳과 파닉스 숙지 + 동기부여 + 매일매일 영어노출
- 자, 이제 마지막 초등학교 6년 동안의 공부 방향입니다. 어찌 보면 제일 접근하기 어려운 시기입니다. 단순히 동기부여를 위한 흥미 위주의 학습만 하기엔 아쉽고, 그렇다고 중고딩때 처럼 하드하게 하기에도 애가 질려해서 흥미를 잃을까봐 두렵기도 합니다. 통상은 초등 저학년(1,2,3학년) 때는 너무 빡세지 않게 흥미 중심으로 가고, 고학년(4,5,6학년) 때는 중학교와 비슷하게 진행하기도 합니다. 제가 사는 수성구는 현재 학원 시스템이 그렇습니다.
- 저는 이렇게 생각합니다. 알파벳과 파닉스는 초등 저학년 때 숙지를 해야 합니다. 그래야 뭐든 진도를 나갈 수 있으니까요. 그 이후에는 계속 동기부여와 매일매일 접하는 것입니다. 동기부여는 영어가 살면서 왜 필요한지, 왜 해야 하는지 자주 부모가 얘기해주고 알려주고, 가능하다면 외국도 자주 나가고, 근처에 외국인이 살면 말고 좀 걸어보고, 학원을 다닌다면 가능하면 원어민 샘이 있는 곳이 다니고, 뭐 그런 활동들이 다 동기부여입니다. 영어가 진짜 살면서 필요하구나, 자주 쓰는 언어이구나, 난 잘하고 싶다고 느끼게 해주는 것이죠. 요즘 말로 긍정적인 가스라이팅(?) 입니다.
- 그 다음은 영어에 대한 매일매일의 노출입니다. 영어도 국어와 마찬가지로 언어입니다. 언어는 배우기도 하지만, 노출 속에서 자연스럽게 습득 됩니다. 무의식적으로 말입니다. 부모가 영어를 잘해서 프리토킹하면 젤 좋겠죠. 하지만 그런 환경 거의 없죠. 그렇다면, 차에서도 영어 노래 틀어주고, 부모도 팝송 듣고, 영어 책 매일 읽어주기, 영어 학원 매일 1시간씩 다니기, 영어 에니메이션 보여주기 등 어떻게든 매일매일 조금씩 이라도 영어를 귀에 들리게 해줘야 합니다.
- 며칠 만에 영어로 된 책을 본다? 며칠 만에 영어를 듣는다? 이러면 안됩니다. 사실, 듣기 영역 잘 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유치원 및 초딩때 영어를 많이 노출 시켜서 귀가 트이게 하는 것입니다. 어릴수록 좋습니다. 그냥 듣습니다. 자연스럽게 말이죠. 저는 엄청 집중하고 듣고 있는데, 우리 아이는 그냥 딴 짓 하면서 듣는데 다 잘 알아 듣더라구요. 참 신기했습니다. 물론, 듣기 평가도 문제 유형이 있기 때문에 전략과 스킬을 잘 세우고 적용하면 됩니다. 그러나 기본은 들려야 뭘 풀든 하죠. 듣기는 상대적으로 단기간에 올릴 순 있습니다만, 여기에 시간투자 많이 하기는 아깝습니다. 그 시간에 독해 파트를 해야죠. 수학을 더 하거나.
- 자, 초등학교 6년 동안의 공부 방향 정리입니다. 저 학년 때는 알파벳과 파닉스 숙지입니다. 물론 더 어릴 때 하면 좋겠죠. 그리고 이후는 계속 동기부여와 일상에서 매일매일 노출입니다. 이때는 학원을 보조적으로 활용하면 더욱 좋겠고, 원어민 과외나 해외여행 등도 좋은 수단이라 생각합니다.
마치며
쓰다 보니 글이 길어졌네요. 사실, 우리나라의 영어 교육 현실이 너무 답답하고 안타깝습니다.
영어를 모국어로 사용하지 않는 많은 나라들, 예컨대 독일이나 프랑스 등의 학생들은 영어로 말도 잘하고 잘 알아듣습니다. 물론 독해 시험은 한국 학생이 더 잘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언어를 배우는 근본 목적이 무엇인가요? 대화하고, 기본적인 글을 이해하고, 잘 듣고 잘 말하고 아닙니까? 고등학교 졸업하고 그게 안 되는 현실이 참 암담하죠. 저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오히려 저는 대학교 졸업하고 회사 다니면서 영어를 많이 쓰게 되었고 살아남기 위해서 듣고 말하기를 치열하게 하다 보니 뒤늦게 나이 들어서 귀가 트이고 입이 터졌습니다.
한 가지 팁으로, 최근 가장 뜨거운 Chat GPT라는 생성형 AI가 있습니다.
뭐든 질문하면 다 잘 답해줍니다. 마치 사람처럼 말이죠. 한글도 가능합니다. 그러나 영어로 질문하면 훨씬 더 답이 풍성해집니다. 이 Chat GPT를 영어 학습에 적극 활용해 보십시오.
무궁무진한 가능성이 보입니다. 이 내용은 추후 제가 직접 사용해보고 다양한 효과적인 방법을 공유해볼 계획입니다.
감사합니다.
p.s 유튜브 채널 중 ‘레이&진’ 강추합니다. 영어 공부하기 좋아요. 더불어 미국 문화도 습득할 수 있습니다.